2025. 2. 10. 19:26ㆍ영화리뷰/1.극장에서

1.기본 정보
개봉일 : 2025년 1월 1일 30주년 재개봉 (대한민국)
1999년 11월 20일 (대한민국)
1995년 3월 25일 (일본)
감독 : 이와이 슌지
출현 :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한 분샤쿠, 시노하라 카즈유키, 사카이 미키, 카시와바라 타카시, 스즈키 란란
국가 : 일본
- 눈이 오는 계절이 되면 떠오르는 영화입니다.
- 30주년 재개봉으로 극장에서 다시 보았습니다.
- 나이를 먹고 보니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의 시대와 상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나카야마 미호의 사망소식 이후라 영화가 더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 명작은 시대를 뛰어넘는 감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2.줄거리
히로코는 조난을 당해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 후즈이 이츠키를 늘 그리워합니다. 우연히 그의 졸업앨범에서 옛 주소를 보고 무작정 편지를 보내게 됩니다. 편지는 동명이인인 후즈이 이츠키(女) 에게 전해지게 됩니다. 히로코는 죽은 남자친구에게 온 답장을 받고 너무 놀라지만 그리운 마음에 위안이 됩니다.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다가 중학교 동창인 후즈이 이츠키(女) 에게 죽은 남자친구의 추억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후즈이 이츠키(女)도 동명이인이라 놀림을 많이 받고, 조금은 특이했던 후즈이 이츠키(男)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가게 됩니다. 그렇게 과거의 추억을 하나씩 전하게 되면서, 잊고 있었던 그때는 몰랐던 아련한 추억을 마주하게 됩니다.
3.감상평
[스포일러가 포함된 감상평입니다.]
눈 덮인 설원을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애절한 외침이 강렬했던 영화 "러브레터"입니다.
영화를 처음 본 고등학생 시절에는 남자 주인공에게 반해 빠져들었고, 성인이 되어 다시 보았을 때는 첫사랑의 아름다움을 담은 영화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30주년 기념 상영을 통해 다시 본 "러브레터"는 전혀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 창가에 기대어 빛이 나던 후지이 이츠키(男)는 다시 보니 너무도 어린 중학생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너무 멋있게 보였던 주인공이 이제는 그저 귀엽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시간의 흐름 속에서 관점이 바뀌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소년과 소녀가 나누었던 풋풋한 첫사랑의 순간들은 여전히 설렘을 안겨주었습니다.
영화를 다시 보며,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디테일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히로코의 입장에서 보면 이 영화는 너무나도 슬픈 이별의 이야기였습니다. 표현이 없던 남자친구에게 청혼까지 먼저 해야 했던 그녀가, 첫사랑의 소녀와 자신이 너무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혼란스러움과 서운함이 더욱 와닿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남자친구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며, 점차 완전한 이별을 준비하는 듯했습니다. 설원에서의 마지막 인사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그녀의 애절한 외침이 눈 덮인 세상을 넘어 어딘가에 닿았을 것만 같았습니다.
후지이 이츠키(女)는 희미했던 과거의 기억을 되짚으며, 자신도 몰랐던 설렘의 순간을 발견하게 됩니다. 도서카드를 채우던 장난스러운 모습, 마음을 숨긴 채 건넨 행동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견한 도서카드 속 메시지는 전하지 못했던 감정을 가득 담고 있었습니다. 그녀 역시 그 시절을 새로운 시선으로 마주하게 된 것이죠.
또한, 그녀의 가족 이야기 역시 가슴을 울렸습니다.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 그리고 그 아픔을 묻어둔 채 살아가던 가족들. 눈 내리던 날,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업고 달렸던 기억이, 이번에는 후지이 이츠키(女)를 업고 달리는 장면으로 이어졌을 때, 가족 간의 갈등이 해소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된 후의 모습이 등장하지 않는 후지이 이츠키(男). 그는 짝사랑한 소녀에게 다가갈 줄 몰랐던 풋내기였고,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아련한 추억 속에서 "푸른 산호초"를 불렀을지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그 장면이 이제는 더 깊이 다가왔습니다. 그 노래가 가지는 의미와, 시대를 반영하는 중요한 장치였음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죠.
영화를 다시 보며 느낀 것은, "러브레터"가 단순한 첫사랑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모두가 이별을 경험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겨울의 풍경과 아름다운 첫사랑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지만, 결국 영화는 우리가 떠나보낸 사람들을 어떻게 기억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세상을 떠난 나카야마 미호 배우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이 스크린 속에 남아 있어, 우리는 그녀를 영화 속에서 다시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배경이지만, "러브레터"는 여전히 따뜻한 온기로 가득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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